1-2. 비트코인과 지니어스액트법: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신호
Part 1. [WHY] 기(起) – 문명의 교체, 돈의 흐름이 바뀐다
비트코인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사람들의 표정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누군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거 아직도 하는 사람이 있어요? 도박 아니에요?"
또 다른 누군가는 조용히 차트를 꺼내 보며 말한다. "그래도 지난 10년간의 수익률은 모든 자산 중 1등이죠."
중요한 것은 어느 쪽 감정에 동의하느냐가 아니다. “돈의 룰이 바뀌고 있는가, 아닌가”를 냉정하게 보는 일이다.
이 장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는 단순하다. 비트코인, 그리고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지니어스액트법이라는 제도 변화가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출입문”이라는 점이다.

1. 비트코인은 왜 아직도 ‘도박’으로 보이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여전히 이런 이미지에 가깝다.
"밤새 폭등했다가, 아침에 반토막 나는 차트."
"해킹, 사기, 거래소 파산 뉴스가 끊이지 않는 시장."
실제로 그런 시기도 있었다. 규제는 모호했고, 거래소는 난립했으며, “언제 문 닫을지 모르는 카지노”라는 표현도 과장이 아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감정과 제도의 방향은 서로 다른 축이다. 대중이 여전히 “도박 같다”고 느끼는 동안, 조용히 바뀌고 있는 것들이 있다.
-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 연기금·자산운용사·헤지펀드의 디지털 자산 편입 논의
- 은행·증권사가 디지털 자산 수탁·보관 서비스를 준비하는 움직임
겉으로는 시끄러운 가격 변동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그 아래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투기판”으로 치부되던 자산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편입되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2. 규제가 바뀌면, 돈의 색깔이 바뀐다
왜 ‘법’이 중요한가. 이유는 단순하다. 큰 돈은 법이 허락한 길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 몇 사람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것과, 연기금·보험사·대형 자산운용사가 디지털 자산을 편입하는 것은 규모가 다르다.
전자는 감정으로도 움직인다. "이번에 한번 올인해볼까?"라는 마음으로도 진입한다.
그러나 후자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규정,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회계 처리, 감독당국 승인 등 수많은 체크리스트를 통과해야만 실제 매수 버튼을 누를 수 있다.
그래서 규제와 법의 방향은, 곧 “큰돈이 들어올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때 등장하는 상징적인 분기점이 바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는 지니어스액트법과 같은 법·제도 변화이다.
"이제부터는,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되는가?"
이 질문으로 시선이 전환되는 순간, 시장의 판도는 바뀐다.
3. 지니어스액트법: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문
지니어스액트법이라는 이름은 이 책이 다루는 상징적 프레임이다. 요지는 간단하다.
"디지털 자산을 더 이상 회색지대에 두지 않고, 연금·신탁·은행·증권이 정식으로 다룰 수 있는 자산군으로 편입시키는 것."
구체적인 조항 하나하나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 연금 계좌에서 디지털 자산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지
- 은행이 디지털 자산을 법적으로 보관·수탁할 수 있는지
- 자산운용사가 ETF·펀드 형태로 안전하게 포장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지
- 과세·보고·회계 처리 기준이 명확하게 정리되는지
이런 것들이 하나씩 정리될수록, 디지털 자산은 “위험하고 수상한 영역”에서 “관리 가능한 하나의 자산군”으로 이동한다.
제도권 입장에서, "무조건 안 된다"에서 "이 조건 안에서는 할 수 있다"로 태도가 바뀌는 순간이다.
이 법은 단지 “합법화”의 문제가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편입(Integration)”의 문제이다.
디지털 자산이 법과 제도의 틀 안으로 편입되는 순간, 돈의 흐름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다.

4. 화폐·국가·자산의 경계가 흐려지는 세 가지 장면
지니어스액트법과 같은 흐름은 단지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수준의 변화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세 가지 경계가 흐려진다.
(1) 화폐와 자산의 경계
과거에는 돈(통화)과 자산을 명확히 구분했다.
- 돈: 원화, 달러, 엔화 같은 법정통화
- 자산: 부동산, 주식, 채권, 금 등
그런데 디지털 자산의 등장은 이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 비트코인 – “디지털 금”이자, 일부 국가에서는 사실상 가치 저장 수단
- 스테이블 코인 – 달러와 1:1로 연동된 토큰 형태의 화폐
- 토큰화된 자산 – 부동산, 채권, 미술품까지 토큰으로 쪼개 거래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제 돈 자체가 자산이 되고, 자산이 다시 돈처럼 유통되기 시작했다."
(2) 국가와 시장의 경계
예전에는 통화라는 것은 철저히 국가의 권한이었다.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돈이 절대 기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경을 넘나드는 디지털 자산 시장이 24시간, 365일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시장은 특정 한 나라의 정책만으로 통제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하고, 통화량을 조절하는 세계 위에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이라는 또 다른 층이 생긴 셈이다.
이 시장을 무시할 수 없게 되자, 각국은 결국 “완전한 반대” 대신 “관리 가능한 편입”을 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니어스액트법과 같은 흐름은 바로 그 상징이다.
(3) 은행과 거래소의 경계
과거에는 이렇게 나뉘었다.
- 은행·증권사: “깨끗한” 제도권 금융기관
- 암호화폐 거래소: 위험하고 불안한 외곽 시장
그러나 규제가 정비되고, 자산 수탁 서비스가 허용되고, ETF·펀드가 도입되면 상황이 바뀐다.
"은행 앱에서 디지털 자산 ETF를 사고, 증권 계좌에서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매수하는 세상."
이렇게 되면 개인 투자자의 체감은 완전히 달라진다. “위험한 거래소”가 아니라 “내가 쓰던 금융앱 안의 또 하나의 상품”이 되기 때문이다.
5. 한국 투자자가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
한국 투자자에게 이 변화는 특히 의미가 크다.
-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과 현금성 자산에 쏠려 있는 구조
- 인구 절벽, 저성장, 고령화라는 장기 구조적 부담
-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
이런 환경에서 디지털 자산과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자산 이동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가깝다.
특히 지니어스액트법과 같은 흐름은 한국 투자자에게 작은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 10년 동안, 나는 원화와 국내 부동산에만 내 자산을 묶어둘 것인가?"
"아니면, 법과 제도가 열어준 글로벌·디지털 자산의 출입문을 일부라도 열어둘 것인가?"
이 책은 후자를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를 분명히 말한다.
“적어도 자산의 일부는, 문명의 방향과 함께 흐르는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6. 개인 투자자가 읽어야 할 신호들
그렇다면 독자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 뉴스의 시끄러운 헤드라인보다, 다음과 같은 신호들이다.
- 디지털 자산 관련 법·규제의 방향이 완전 금지에서 관리·편입으로 바뀌는지
- 연금·보험·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실제로 상품을 출시하는지
- 은행·증권사가 디지털 자산 수탁·보관·연계 서비스를 열기 시작하는지
- 개인 투자자가 “직접 코인을 사지 않아도 되는” ETF·펀드·지수 상품이 늘어나는지
이 네 가지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투기에서 자산군으로 격상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그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비트코인이 좋냐, 나쁘냐"가 아니라,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내 자산의 5~10%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로 바뀐다.
7. 왜 지금 이 이야기를 Part 1에 두었는가
이 책은 AI를 다루는 책이지만, 굳이 비트코인과 지니어스액트법 이야기를 Part 1에 배치한 이유가 있다.
AI는 기술의 혁명이고, 디지털 자산은 돈의 혁명이다. 두 혁명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난다.
AI가 만들어 낸 새로운 부를 누가 어떤 통화·어떤 자산체계로 흡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나라와 개인만이 다음 10년의 부를 온전히 가져갈 수 있다.
"AI가 바꾸는 것은 기술이고, 지니어스액트법이 상징하는 것은 그 기술로 생겨난 부를 담는 ‘그릇’이다."
이 장은 그 그릇의 모양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이다.
다음 장에서는 다시 AI로 시선을 돌린다. AI는 혼자 작동하지 않는다. 반도체, 전력, 보안이라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 삼각편대가 있어야만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서비스와 로봇이 실제로 돌아간다.
문명의 교체는 언제나 기술과 돈, 두 축이 함께 움직일 때 완성된다. 이 책의 Part 1은 그 두 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독자의 머릿속에 “큰 지도”를 먼저 그려두는 과정이다.